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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외계인

사방이 커다란 정원으로 둘러 쌓인 작은 집이 있습니다. 사방이 창호지 문으로 되어있는 단칸방으로 이뤄진 기와집입니다. 방의 사면은 창호지 문으로 되어 있고, 나는 그 방에 방에 누워있습니다. 외계인이 사람의 모습으로 들어 옵니다. 내 상태를 잠시 살펴보더니 나갑니다. 나는 별로 무서워하지 않았지만, 기묘한 느낌에 숨을 멈춘 채로 엎드려 있어야 했습니다. 누군가 사람이 들어 옵니다. 나는 그 사람이 들어오기도 전에 그도 사람이 아니라 외계인임을 알았습니다. 그는 엎드려 누워있는 내게 다가오더니 손을 펼쳐 내 허리를 잡습니다. 그러더니 말을 합니다. "허리가 아프군요". 마치 안마사처럼 그리고 내 몸을 다 들여다보는 엑스레이 눈을 가진 것처럼 말합니다. 그런데 그 말이 너무도 다정하고 내 고통을 알고 있는 듯 들렸습니다. 몸과 마음에 위로가 됩니다. 

나도 모르게 속으로 생각합니다. '이들은 하나님이 보낸 사람들인지도 모르겠구나. 그래 이세상은 정말 알 수 없는게 너무 많아. 그럴수도 있을 것 같아. 이들은 하나님이 나를 위로하려고 치료하려고 보낸 사람들이야. 그런 존재들일거야'. 어디서 많이 듣던 UFO음모론과 초월적 종교단체들의 주장이 적절히 배합된 얘기란 생각이 듭니다.   

외계인이 젤리같은 파스를 마치 물리치료를 하듯이 내 허리에 발라줍니다. 그러곤 말합니다. "이제 곧 나을 겁니다". 그 말을 듣는데 어찌나 마음이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병든이에게 "네가 나을 것이다"라고 말 하는 느낌이랄까요. 나는 누워서 그 허리의 시원함과 뜨거움을 느끼면서 이제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리고 하나님이 나를 이렇게 돌보신다는 생각에 큰 위로를 받습니다.

그리고 잠에서 깨었습니다. 그동안 허리가 많이 아팠습니다. 시골로 이사와서 공사를 하다가 허리를 삐끗했는데 이후로도 몇번 몸을 썼더니 아픈 허리가 잘 낫지 않습니다. 잠을 자고 깨어나도 역시 아픕니다. 그런데 마음 한구석이 조금 편하고 감사한 맘이 생깁니다. 그래도 하나님은 내 허리의 아픔과 이유를 알고 계시겠구나 하는 생각에 말이죠. 비록 꿈은 UFO에 외계인에 황당한 시츄에이션이었지만 말입니다. 요한계시록이나 이사야나 에스겔서를 보면  SF드라마같기도 하니, 조금은 특별한 시선과 상상도 재미있을 것 같고 더군다나 자면서 꾼 꿈이니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듯 합니다.

지금도 허리가 아프지만, 하나님이 기억하신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위로와 감사가 됩니다. 역시 꿈은 꿈보다 해몽입니다. 

 

2014.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