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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영향력의 옷, 아이언맨의 슈트, 아담의 가죽옷

영화 화면에 빨간색 초합금을 슈트로 걸친 아이언맨이 비행을 한다. 슈트차림만큼이나 멋진 모습이다. 키덜트를 떠나서 이제는 남자라면 한번 입어보고 싶은 힘의 상징이 되었다. 도시의 빌딩 숲 사이를 걸어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저마다의 길을 각양각색의 옷을 걸치고 걸어간다. 양복 정장을 입은 이들이 많고, 어떤 이는 후드티를, 간혹 모델처럼 멋지고 화려한 패션을 걸친 이도 있다. 혹자는 말하기를, 옷차림은 전략이라 한다. 옷은 단순히 몸을 보호하거나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것이 분명하다. 분명 자신에게 어떤 힘을 주는 갑옷과도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이는 옷을 전쟁터에 나가는 전투복이라고까지 표현을하니 영틀린 생각은 아니다.  

현대의 '갑옷'은 우리의 정체성(正體性, identity), 지위, 그리고 힘과 열망을 대변한다. 옷에 대한 이 모든 것들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오래된 이야기들 중 하나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의복 하나를 만나게 된다. 바로 창세기에 등장하는 아담의 가죽옷이다.

원초적 상징: 아담의 가죽옷

창세기에 따르면,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은 후, 하나님은 그들에게 형벌을 내리시면서 가죽옷을 지어 입히셨다.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과 그의 아내를 위하여 가죽옷을 지어 입히시니라" (창세기 3:21, 개역개정) 이는 단순한 의복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상징적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선악과의 종교적 의미는 이미 많은 논의가 되었지만 막상 그 과일이 어떤 과일일까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내용은 다음에 소개할 예정이다. 오늘 우리가 관심을 갖는것은 그 사건 이후 하나님이 사람에게 직접 만들어주신 가죽옷의 의미이다.

이 가죽옷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며, 각각의 해석은 깊은 상징적 의미를 내포(內包, imply)하고 있다:

유대교의 한 전통에서는 '가죽'을 뜻하는 히브리어 עור(오르)가 '빛'을 뜻하는 אור(오르)와 발음이 같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 옷을 '빛의 옷'으로 해석한다. 이는 아담과 하와가 원래 영광스러운 모습이었음을 암시하며, 하나님의 은혜로 그들이 여전히 신성한 빛으로 덮여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다른 유대교 전통에서는 이 가죽옷이 아담과 하와를 유혹한 뱀의 허물로 만들어졌다고 본다. 이는 유혹자의 껍질을 오히려 보호의 수단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하나님의 지혜와 은혜를 상징하며, 동시에 인간이 뱀의 가죽을 입고 있다는 점에서 죄의 결과를 항상 기억하게 하는 경고의 의미도 담고 있다.

일부 미드라시(Midrash,מדרש) 전통에서는 더 흥미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미드라시는 유대교의 성경해석의 전통인데 성경본문을 해석함에 있어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충분히 활용하며 삶에 적용하는 특징이 있다.) 하나님이 레비아단(Leviathan, 히브리어로 לִוְיָתָן 리비아탄, 개역개정 성경에는 리워야단으로 나온다)이라는 신화 속 바다 괴물을 죽여 그 가죽으로 옷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레비아단은 성경에서 여러 차례 언급되는 강력한 해양 생물로, 하나님이 창조한 생물 중에서 큰힘에 있어서는 순위에 들어가는 괴물과도 같다. 이는 종종 혼돈의 세력을 상징한다. 

성경은 다음과 같이 레비아단을 언급한다.

"네가 낚시로 리워야단을 낚을 수 있겠느냐 그의 혀를 노끈으로 맬 수 있겠느냐" (욥기 41:1, 개역개정)

"그 날에 여호와께서 그의 견고하고 크고 강한 칼로 날랜 뱀 리워야단 곧 꼬불꼬불한 뱀 리워야단을 벌하시며 바다에 있는 용을 죽이시리라" (이사야 27:1, 개역개정)

이 구절들은 레비아단의 강력함과 하나님의 그것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 하나님이 레비아단을 죽여 그 가죽으로 아담과 하와의 옷을 만들었다는 해석은 하나님의 전능함을 보여주며, 동시에 인간에게 주어진 특별한 보호를 상징한다. 이는 하나님이 혼돈의 세력을 제압하고 그것을 인간을 위한 보호의 수단으로 전환했다는 깊은 신학적 의미를 내포(內包, imply)하고 있다. 현대의 관점에서 이는 우리가 직면하는 거대한 도전과 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많은 기독교 해석에서는 이를 문자 그대로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옷으로 본다. 이는 죄로 인해 처음으로 생명이 희생되었음을 의미하며, 후에 이스라엘의 제사 제도를 예표(豫表, prefigure)한다고 해석한다. 이스라엘의 제사제도는 동물의 희생을 통해 인간의 죄를 대속하며 사회적인 안정을 추구하는 종교적 역할을 수행한다.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것은, 동방 정교회의 일부 전통에서는 '가죽옷'을 인간의 필멸(必滅, mortal)의 육체로 해석한다는 점이다. 이는 아담과 하와가 불멸의 존재에서 필멸의 존재로 변화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본다. 이러한 다양한 해석은 가죽옷이 단순한 의복 이상의 깊은 신학적, 철학적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방교회의 신학적 전통에서 구원은 하나님을 닮아가는 신화(神化, Theosis, Divinization))의 과정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그리 이상한 것은 아니다. 동방교회에게 가죽옷은 하나님의 보호와 은혜, 인간의 타락과 구원, 그리고 신성(神性, divinity)과 필멸성 사이의 관계 등 다양한 주제를 내포하고 있다. 

권력의 상징: 니므롯의 가죽옷

가죽옷의 역사에서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인물은 니므롯이다. 유대교의 다른 전통은 하나님이 아담에게 만들어 준 가죽옷은 이 후 니므롯에게 이어졌다고 말한다. 마치 아이언맨의 슈트같이 니므롯은 강력한 힘과 능력을 주는 무기와 신분을 얻은 것이다. 성경 창세기 10장 9절에서는 니므롯을 "그가 여호와 앞에서 힘 센 사냥꾼이 되었으므로 속담에 이르기를 아무는 여호와 앞에 니므롯 같이 힘 센 사냥꾼이로다 하더라" (창세기 10:9, 개역개정)라고 묘사하고 있다. 이는 그의 뛰어난 능력과 영향력을 보여준다. 

니므롯은 고대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여러 도시를 건설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광범위한 지역을 통치했으며, 어떤 이들은 그가 최초로 제국을 건설한 제왕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니므롯은 바벨탑 건설의 주도자로 여겨지는데, 이는 인간의 야망과 신에 대한 도전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되곤 했다.

니므롯의 가죽옷은 중요한 상징이 된다. 원래 아담의 가죽옷이 신의 보호와 은혜를 상징했다면, 니므롯의 가죽옷은 인간의 권력과 야망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그의 가죽옷은 아마도 그가 직접 사냥한 짐승의 가죽으로 만들었을테지만, 그가 얻은 아담의 가죽옷은 그가 가진 힘과 지배력이 신적이고 위대한 것이라는 상징이었을 것이다. 지극히 세속적인 권력이 지극히 신적이고 종교적인 외투를 덧입은 것이다.  

현대 사회의 '가죽옷'

현대 사회에서 '가죽옷'의 모양과 의미는 변화되었다. 권력, 영향력, 능력 등 다양한 힘을 상징한다. 실리콘밸리의 기업가들의 후드티, 정치인들의 정장, 연예인들의 무대의상 등이 현대판 '가죽옷'이다. 한국 사회에서도 이러한 '가죽옷'의 상징성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대기업 임원들의 맞춤 정장, 스타트업 CEO들의 캐주얼한 옷차림, 그리고 정치인들의 상황에 따른 의복 선택 등은 모두 현대판 '가죽옷'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문화에서 '옷차림'은 단순한 외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신입사원의 첫 출근복부터 임원의 고급 정장까지, 각 단계마다 '적절한 가죽옷'이 존재한다. 이는 단순히 회사의 규율을 따르는 것을 넘어, 자신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

더불어 현대 기술의 발전은 '가죽옷'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스마트워치, 피트니스 트래커 등 웨어러블 기기의 등장은 '가죽옷'의 의미를 확장시켰다. 이제 우리의 '옷'은 우리의 건강, 일정, 심지어 감정까지 관리하는 도구가 되며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제사장의 옷: 영성과 책임의 상징

가죽옷은 권력의 또다른 이름으로 전래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유대교의 일부 전통에서 가죽옷의 행방에 대한 흥미로우면서 무시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 유대교의 일부 전통에서는 이 가죽옷이 후에 제사장의 옷이 되었다고 본다. 이 관점은 아담을 최초의 제사장으로 본다. 권력의 관점에서 볼 때 아담은 최초의 왕이지만, 종교적인 제사의 전통에서 보면 아담은 최초의 제사장인 셈이다. 이렇게 보면 가죽옷은 신과 분리된 힘과 지위가 아니라, 신과 인간을 그리고 인간과 인간을 연결하고 회복시키는 매개체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가죽옷이 단순히 보호의 기능을 넘어서, 종교적이고 또한 사회적인 신성한 의무와 책임을 상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인의 선택: 니므롯인가, 제사장인가

현대인들에게 '가죽옷'의 의미는 선택의 문제가 되었다. 니므롯처럼 권력과 성공을 추구하는 '가죽옷'을 입을 수도 있고, 아니면 제사장처럼 세상과 조화를 이루고 더 높은 가치와 연결되는 '가죽옷'을 입을 수도 있다.  

현대 한국 사회의 리더들, 특히 전문직 종사자들은 자신의 '가죽옷'이 주는 권력과 영향력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 '가죽옷'이 주는 사회적인 책임과 능력도 함께 받아들여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등의 개념은 현대의 리더들이 '제사장의 옷'을 입고 사회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속적인 의미에서 이 둘은 무엇이 옳고 그른 문제는 아니다. 균형과 조화의 문제다. 니므롯의 야망과 제사장의 책임감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 그것이 현대 한국 남성들의 과제일 것이다.

우리의 '가죽옷'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경력이 쌓이고 인생의 단계가 변화함에 따라 우리의 '가죽옷' 또한 변화한다. 시대마다 추구하는 힘의 형태가 변하고 한 개인이 나이들어감에 따라 얻고자하는 힘의 형태도 달라진다. 30대의 '가죽옷'과 50대의 '가죽옷'은 다르다. 얻고자 하는 것이 돈이 될 수도 있고 사람들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추구하려는 '가죽옷'이 가진 힘과 영향력의 의미를 깊이 성찰하고, 그에 걸맞은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성공과 권력을 추구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추구의 목적과 방식이 중요하다. 우리에게는 분명 니므롯이 필요하다. 힘은 잘 통제되어야 하고 올바르게 쓰여야 한다. 우리는 각자의 땅에서 각자의 니므롯이 되기를 원하는지도 모른다.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조금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가죽옷을 입은 자로의 소명의식을 갖는다면 더 멋진 삶이 될 것이다. 그리고 더하여서 신과 세상을 이어가는 삶을 살았던 제사장들의 삶처럼 우리 또한 현대의 소외되고 고립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세속의 사제들이 되어 살아가는 신비를 꿈꾼다면 아담의 가죽옷은 수천년전 성경속의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AI (Perplexity, Claude)의 도움을 받아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