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in 일상

[일상] 방으로 들어온 가을

방 안으로 가을이 들어섰다. 국화 냄새가 콧속으로 진하게 들어오는 것이 참 좋다.

낮에 마당 한켠에 피어있던 꽃들을 꺽어 꽃다발을 만들어 책상 위에 올려 놨다. 먼저 음료수 PT병을 잘라 작은 화병을 만들었다. 하나는 조금 큰 병으로 침대방에 또 하나 작은 것은 내 방에 놓았다. 실은 마당에는 진즉부터 꽃들이 피었다. 이일 저일로 바삐 보내다 보니 꽃이 핀 것을 즐기지도 못했는데 오늘 마당에 있던 꽃들을 보니 피었던 꽃들은 거반 시들어 말라 비틀어져 있었다. 뒤늦게 나마 남은 꽃들을 보면서 불현듯 방에다 화병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꽃을 방으로 들여 놓았다.

[일상] 운동회

어릴 때 운동회가 생각난다. 운동회 날 아침은 학교 가는 길부터 달랐다. 기념품에 불량식품에 사진사들이 요란하게 학교 등교길을 장식한다. 학교 문을 들어서면 만국기로 장식된 하늘에 비니루 깃발들이 바람에 펄럭인다. 운동장에는 전날 미리 석고를 부어 그린 100미터 달리기 라인과 릴레이 달리기용 라인이 커다랗게 그려져 있다. 지금 생각하니 꼭 나스카 평원에 그려진 그림같다. 아이들은 모두가 똑같은 운동복을 입는다.  나일론 재질의 위 아래가 하얀 운동복이다. 목에는 청군과 백군을 나타내는 헤어밴드가 걸려있다. 운동장에는 벌써부터 일찌감치 와서 뛰어 노는 얘들도 있다.  대부분 학부모들은 운동회가 시작한 뒤에 오기 시작하지만, 좋은 자리를 놓칠새라 일찍부터 와서 그늘이 진 명당자리에 돗자리를 펼쳐놓은 부모들도 있다. 

[일상] 아이의 블랙홀

“나도 밥 많이 먹으면 배가 아프거든. 블랙홀도 먹다 먹다 보면 배탈이 날거야” 대답합니다. 

“응? 그래? 블랙홀이 배탈나면 어떻게 되는데?” 내가 물었습니다. 

매년 요맘 때면 자동차 보험을 갱신하곤 한다. 처음에는 100여만원 가까이 들었던 보험료가 어느덧 30만원대로 떨어졌다. 그 동안 접촉사고가 없었던 탓에 보험료가 할인되고 무엇보다 자동차가 연식이 오래되어서 이모야 저모양 자동차 보험가격이 내려간 것이다. 어찌보면 노후된 자동차가 더 위험하니 보험료가 더 많아져야 될거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 아무래도 보험물정 모르는 내 생각일 뿐이고, 보험회사에서 금액을 산정하는 기준은 뭔가 심오한게 있지 않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