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작은 방에 찬 축복이다. 방 안의 물은 얼어붙고 추위에 떨기에 수건으로 목과 얼굴을 감싸고 잠이 들지언정 저녁내 싸웠던 가족이라도 서로 부둥켜 앉을 수 밖에 없는 따사로움을 선사한다. 얼어붙은 물기는 벽을 단단하게 만들어 물이 흐르지 않게 습기가 없는 쾌적한 방으로 만든다. 아침이면 벽은 하얀 서리를 내뿜는다. 겨울의 추위는 작은 방에 신비를 주는 차디찬 축복이다.
여름은 작은 방에 따사로운 저주다. 방 안의 물은 풀리고 더위는 시작되어 저녁내 싸웠던 가족은 서로를 더욱 싫어하며 서로의 열기를 참지 못하며 본능적으로 밀쳐 낸다. 그래 그의 말처럼 열기를 내뿜는 고깃덩어리가 되고 만다. 습기는 벽을 눅눅하게 만들며 검고 푸른 곰팡이들로 방안을 가득 메운다. 비라도 올라치면 흐르는 물기는 방을 더욱 좁게 만들어 찝찝함을 더하게 한다. 여름의 더위는 작은 방에 진절머리를 갖게 하는 따사로운 저주다.
* 오래 전에 써놓았던 짜투리 생각인데 신영복 교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한 문단이 떠오른다. 여름 무더위에 감옥은 서로를 열기를 내뿜는 고깃덩어리같이 만들어 버린다는 내용이었다. 그냥 떠오르는데로 썼다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까 신영복 교수의 글을 의식하고 쓴게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