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은 하나다. 하나의 방은 두개로 나뉜다. 커튼이 가운데 드리워져 있다. 이 쪽 벽 위에 못을 박고, 저쪽 벽 위에도 못을 박아 철사를 연결한다. 그 위에 천을 매단다. 처음에는 팽팽하게 당겨진 철사는 며칠 못가 천의 무게로 늘어진다. 겉모양이 후줄근해진다. 그래도 괜찮다. 걸쳐있어 바람만 막아주면 된다.
‘어떤 옷을 입을까?’ 매일 같은 고민을 하지만 고민의 시간은 길지 않고 결국은 언제나 같은 옷을 입고 집을 나선다. 매일 같은 옷을 입을 거라면 무슨 옷을 입을가하는 고민을 안해도 될텐데 늘 나가기 전에 옷걸이 앞에서 머뭇거린다. 마치 집을 나서기 위한 통과의례라도 되는 것마냥 늘 같은 생각과 행동을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