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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마주하고 살다보면 근본적으로 괴롭고 슬픈 일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그 상황을 늘 가슴에 새기다 보니 감정적으로 깊이 가라앉은 상태에서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하고 그것들에 오래 노출이 되어 마음에 문제가 생긴 듯 합니다. 교회의 현실, 성도들의 아픔, 사회적인 슬픔들을 생각하다보니 스트레스와 우울에 너무 많이 노출되었나 봅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런 것들을 느낀다고 해서 사회에 어떤 큰 도움이 되는 삶을 사는 것도 아닌데 그저 슬퍼만 하고 생각만 하고 기도만 하며 살았던 내 자신이 중세 어느 수도원의 우스운 종교인의 전형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막상 실제로 하는 일은 없이 감정적으로만 내 자신을 혹사시키는 영적인 마조히즘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방이 커다란 정원으로 둘러 쌓인 작은 집이 있습니다. 사방이 창호지 문으로 되어있는 단칸방으로 이뤄진 기와집입니다. 방의 사면은 창호지 문으로 되어 있고, 나는 그 방에 방에 누워있습니다. 외계인이 사람의 모습으로 들어 옵니다. 내 상태를 잠시 살펴보더니 나갑니다. 나는 별로 무서워하지 않았지만, 기묘한 느낌에 숨을 멈춘 채로 엎드려 있어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