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요동치고 흥분한 날은 잠이 안오곤 한다. 마치 커피 세잔을 연거푸 마신 듯 감각들이 흥분되어 가라앉을 줄 모른다. 생각은 많아져서 머리는 뜨겁고 마음은 포용 못 할 감정을 억누르느라 멍이 든 듯 욱신 거린다. 저녁 즈음에는 애써 마음을 정리한 듯 했지만 큰 태풍을 잠시 지나쳤다 뿐이지 태풍 다음에 물어오는 큰 바람또한 무시할 수가 없다.
“주의 빛 안에서
우리가
빛을 보리이다”
(시편36:9)
All in 일상
세상을 마주하고 살다보면 근본적으로 괴롭고 슬픈 일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그 상황을 늘 가슴에 새기다 보니 감정적으로 깊이 가라앉은 상태에서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하고 그것들에 오래 노출이 되어 마음에 문제가 생긴 듯 합니다. 교회의 현실, 성도들의 아픔, 사회적인 슬픔들을 생각하다보니 스트레스와 우울에 너무 많이 노출되었나 봅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런 것들을 느낀다고 해서 사회에 어떤 큰 도움이 되는 삶을 사는 것도 아닌데 그저 슬퍼만 하고 생각만 하고 기도만 하며 살았던 내 자신이 중세 어느 수도원의 우스운 종교인의 전형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막상 실제로 하는 일은 없이 감정적으로만 내 자신을 혹사시키는 영적인 마조히즘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