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agged 달맞이꽃

방은 하나다. 하나의 방은 두개로 나뉜다. 커튼이 가운데 드리워져 있다. 이 쪽 벽 위에 못을 박고, 저쪽 벽 위에도 못을 박아 철사를 연결한다. 그 위에 천을 매단다. 처음에는 팽팽하게 당겨진 철사는 며칠 못가 천의 무게로 늘어진다. 겉모양이 후줄근해진다. 그래도 괜찮다. 걸쳐있어 바람만 막아주면 된다.

나는 시간들을 모두 균일하게 기억하지 않는다.  기억은 찰라같은 고통 또는 기쁨의 점들이 엉성하게 찍힌 얇고 하얀 무명천과같다. 나는 점과 점을 이어가며 뭉툭한 연필로 선을 긋는다. '자. 이제 모든 것들은 연결되었어’라며 고개를 끄덕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