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거나, 신뢰를 줄 수 있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게 참 어렵다. 특별히 실력이 있거나 권위를 내세울 만한 무엇이 없으니 말이다. 결국 사람들과 일을 하다보면 내 자신의 밑바닥이 드러난다. 실력과 진심이,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내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것들을 분명하게 볼 수 있다.
"친함"이라는 말에 사람들보다는 "물건"이 떠오르고 그것들에 더 큰 애착을 갖는 내 자신이 조금 "한심"하긴 하지만 옛 어떤 문인은 주변 사람들보다는 주변의 물건들을 의인화 시켜서 친구처럼 만들고 얘기도 했던 것을 보면 지금 내 모습도 그다지 이상한 것은 아니라고 변명해 봅니다.
미모사는 내 삶에 그닥지 쓸모가 없는 것인데 요즘 쓸모없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전에는 꽃을 키우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안갔는데 이제는 조금 이해가 간다. 쓸모없지만 그것을 대하는 그 시간 그 자체만으로도 내 자신에게는 누구보다 무엇보다 쓸모있는 시간이 된다. 그저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 마음 속의 흔들리고 혼돈스런 것들이 잠잠해 진다. 쓸모없어 보이지만 너무나도 쓸모있다.
가끔 다스리기 어려운 짜증이나 분노가 치밀 때가 있습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겉으로는 표현은 하지 않지만 안으로는 꽤 괴로운 상태가 됩니다. 그래도 참아볼 만한 때에는 음악이나 독서로 해결이 되는데 더 힘든 상태가 되면 별 도움이 안됩니다. 그럴 때 주로 주로 나무를 깍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