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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수확

도시의 계절은 옷차림에서 알 수 있는데 시골의 계절은 들과 논에서 느껴진다. 도시의 계절은 사람에게 느끼고 시골의 계절은 자연에게서 느낀다. 도시의 묵상은 건물 안으로 들어와 의자에 앉아 이뤄지고, 시골에서의 묵상은 자연을 보며 이뤄진다. 

[상상] 슬픔이 차오르기도 전에

 슬픔이 차오르기도 전에 눈물이 먼저 흘렀다. 진짜 슬픔은 눈이 먼저 알고 공기 중에 숨어있던 슬픔을 끌어모아 터뜨린다. 누구의 호흡이고 누구의 피였을까 잊혀진 습기들이 공기에 스며 있다. 까닭 모를 슬픔은 공기 탓이다. 미세먼지보다 미세한 슬픔이 모두의 폐부에 쌓여 있다. 잊고 살던 사람이 페암 말기 선고를 받는다.

감정이 요동치고 흥분한 날은 잠이 안오곤 한다. 마치 커피 세잔을 연거푸 마신 듯 감각들이 흥분되어 가라앉을 줄 모른다. 생각은 많아져서 머리는 뜨겁고 마음은 포용 못 할 감정을 억누르느라 멍이 든 듯 욱신 거린다. 저녁 즈음에는 애써 마음을 정리한 듯 했지만 큰 태풍을 잠시 지나쳤다 뿐이지 태풍 다음에 물어오는 큰 바람또한 무시할 수가 없다. 

[일상] 나 모르세요?

어떤 분야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면 첫만남에서 심심챦게 듣는 말이 있습니다. 
"나 모르세요? 그 사람 모르세요?"
참 난감한 질문입니다. 나는 당신을 모르는데, 나는 그 사람을 모르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