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in 상상

[종교] 귀신의 잔, 주님의 잔

세상을 보니 공중에 구원의 날개를 단듯한 커다란 잔이 날아다니고 있다. 사람들이 환호하며 그 잔은 사람들을 담아내고 있다. 바닥을 보니 낡은 잔이 피빛 포도주를 쏟으며 바닥에 떨구어져 있다. 무엇을 손에 잡고 무엇을 마시며 살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이다. 술은 저마다의 효능이 있는지라 기분이 좋게도 하고 분노하게도 하고 열정을 주기도 할 것이다. 다만 언젠가는 분명 술에서 깰 때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죽음의 터널을 지난 듯 했다. 눈을 뜨니 새로운 곳에 생전에 보던 이들이 눈에 들어 온다. 그들의 이름은 알지만 그들의 이름을 불러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이상 행동 뒤에는 외로움과 고독이 숨어있음을 알고 있다. 다만 아무리 외롭고 고독에 자아가 눌리고 녹아내려 안이 터져 피부 밖으로 흘러 나오는 순간 조차도 취향이라는 브레이크는 강력하게 작동한다.

[상상] 슬픔이 차오르기도 전에

 슬픔이 차오르기도 전에 눈물이 먼저 흘렀다. 진짜 슬픔은 눈이 먼저 알고 공기 중에 숨어있던 슬픔을 끌어모아 터뜨린다. 누구의 호흡이고 누구의 피였을까 잊혀진 습기들이 공기에 스며 있다. 까닭 모를 슬픔은 공기 탓이다. 미세먼지보다 미세한 슬픔이 모두의 폐부에 쌓여 있다. 잊고 살던 사람이 페암 말기 선고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