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눈에 비치는 세상의 모습도 다릅니다. 고래는 육지 세상 볼 수 없습니다. 잠시 물 위로 고개를 내밀었을 때 보이는 하늘과 저 멀리 보이는 육지가 그 전부입니다. 그에겐 심해의 심연과 물 속으로 들어 오는 빛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지만 푸른 숲과 사막과 흙의 정겨움을 느낄 수는 없습니다.

사방이 커다란 정원으로 둘러 쌓인 작은 집이 있습니다. 사방이 창호지 문으로 되어있는 단칸방으로 이뤄진 기와집입니다. 방의 사면은 창호지 문으로 되어 있고, 나는 그 방에 방에 누워있습니다. 외계인이 사람의 모습으로 들어 옵니다. 내 상태를 잠시 살펴보더니 나갑니다. 나는 별로 무서워하지 않았지만, 기묘한 느낌에 숨을 멈춘 채로 엎드려 있어야 했습니다. 

BMW였다. 자동차에 관심이 없어 정확한 종류를 모르겠지만, 클래식한 디자인이라기보다는 현대적인 스포츠함이 가미된 회색의 중형 세단이다. 내가 이런 선물을 받아도 되는가 애매함도 있고 이걸 어떻게 유지해야 하나 살짝 고민도 되었지만, 유지비까지 지원해 준다는 말에 나는 어느덧 차에 타 핸들을 잡고 있었다. 나는 좋은 차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내 착각이었다는 것을 곧 알게 되었다. 

이씨가 사무실로 매주 찾아 온지도 벌써 몇 달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사는 동네가 노숙자들이 많은지라 종종 사무실로 도움을 바라고 찾아오는 노숙자들이 있습니다. 그 때마다 그들을 돌려보내는 역할은 늘 제가 맡곤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그렇게 돌려보내기만 하다보니 내 자신의 신념과도 위배되는 것 같고 양심에도 많이 거리낌이 생겨서 조그만 도움이라도 주자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