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놓고 쌓아 놓은 채 읽지 않은 책들과,
옆에 있지만 손내밀지 못하는 이들에게,
미안함이 있습니다.”

“A certain guilt resides within me—toward the books I have bought but left unopened in their stacks, and toward those who remain close by, yet to whom I cannot seem to r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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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헤밍웨이와 겔혼

시대의 포화와 불길로부터 떨어진 곳에서, 나르시즘 혹은 개인적 트라우마에 대한 자화자찬과 자기연민으로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시대와 세상의 트라우마는 늘 잊혀지고 외면당한다. 시대 어두운 불길 속에 사는 이들에겐 시대와 자신의 구분이 없고, 시대의 트라우마와 개인적인 트라우마 사이의 간극도 없다. 한 개인이 곧 역사며, 역사가 곧 그 사람 하나다. 극단적인 시대에는 극단적인 이상함이 너무도 쉽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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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어느 죽음

기대와 희망이 사그라지며 절망으로 부폐되어가는 과정은 분노와 분노의 연속이다. 

모든 희망이 사라져 포기할 때쯤이 되어서야, 차라리 진즉 포기하고 

작고 소중한 것들에 행복을 누리는 것이 더 나을 뻔 했다는 씁쓸한 상상을 하기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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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어떤 모임

어울리지 않았던 정적은 
성난파도 같이 울려퍼지는 숟가락과 젓가락이 부딪치는 소리와 떠들썩한 웃음소리에 묻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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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운동회

어릴 때 운동회가 생각난다. 운동회 날 아침은 학교 가는 길부터 달랐다. 기념품에 불량식품에 사진사들이 요란하게 학교 등교길을 장식한다. 학교 문을 들어서면 만국기로 장식된 하늘에 비니루 깃발들이 바람에 펄럭인다. 운동장에는 전날 미리 석고를 부어 그린 100미터 달리기 라인과 릴레이 달리기용 라인이 커다랗게 그려져 있다. 지금 생각하니 꼭 나스카 평원에 그려진 그림같다. 아이들은 모두가 똑같은 운동복을 입는다.  나일론 재질의 위 아래가 하얀 운동복이다. 목에는 청군과 백군을 나타내는 헤어밴드가 걸려있다. 운동장에는 벌써부터 일찌감치 와서 뛰어 노는 얘들도 있다.  대부분 학부모들은 운동회가 시작한 뒤에 오기 시작하지만, 좋은 자리를 놓칠새라 일찍부터 와서 그늘이 진 명당자리에 돗자리를 펼쳐놓은 부모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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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가족

"난 죽어도 엄마처럼은 안될래"라고 큰언니는 소리치며 나갑니다. 

"엄마 미워 죽겠어. 죽었으면 좋겠어"라고 작은언니는 소리치며 나갑니다. 

"엄마 싫어"라고 나는 소리치며 나갑니다.  

엄마는 아무 말 안하고 일하러 나갑니다.  

모두들 뭔가에 쫓기듯이 나가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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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아이의 블랙홀

“나도 밥 많이 먹으면 배가 아프거든. 블랙홀도 먹다 먹다 보면 배탈이 날거야” 대답합니다. 

“응? 그래? 블랙홀이 배탈나면 어떻게 되는데?” 내가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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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비너스

그녀가 왜 비너스인지는 몰랐는데 어느날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안 것은 그 때 그 여자 뿐이다. 어느날 TV를 보다가 알았다. “사랑의 비너스”라는 노랫말과 함께 어떤 여자가 가슴을 두 손으로 받치고 있는 브래지어 광고였다. 그 때 비너스라는 말의 정확한 뜻은 몰랐지만 비너스가 브래지어 이름이 아닌것만은 알았따. 다만 비너스는 저렇게 이쁜 여자가 옷을 벗고 있는 것이구나 하는 정도만 느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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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혼자만의 시간에 실패했다

혼자 방안  책상에 앉아 있으면 잡념이 많이 떠오릅니다. A4 한장 채우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카페에 들고 가서 타이핑을 하면 집중도 잘되고 빠른 속도로 타이핑이 됩니다. 카페의 소음과 열린 느낌이 마음의 잡념을 없애주서 그런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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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사랑과 슬픔

영혼은 사랑에 끌리고 밀려 난다. 저기 더 큰 사랑에 여기 내 안의 사랑이 끌려 간다. 큰 사랑은 작은 사랑을 끌어내 크게 만든다. 그래서 사랑은 이상이다. 항상 나보다 더 큰 사랑을 찾는다. 그래서 사랑은 이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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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독감

머리가 독감에 걸렸다. 마음 속에 독감이 들어왔다. 머리가 마음이 독감에 걸리다니, 나하고는 상관없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느날 보니 나도 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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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인간짐승

짐승은 인간으로 진화했지만 인간은 진화가 멈춘 듯 보였다. 오히려 곳곳에서는 인간짐승으로 퇴화한 이상한 종류들이 눈에 띄곤 했다. 인간의 덕성이 지루해서인지 문명과 문화 속에 거세당한 야성이 그리워서인지 짐승보다 못한 짐승이 되고 싶은 그 욕망에 사로잡혀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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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반 일리치의 죽음 (톨스토이)

이야기는 이반일리치가 일하던 곳에 있던 사람들이 대화를 하다가 갑작스럽게 이반일리치의 죽음을 통보받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곤 그의 장례식에서부터 거꾸로 그의 삶이 되짚어 올라갑니다. 이반일리치의 삶은 품위있고 우아한 부유하면서도 권력을 가진 삶이었습니다. 어느 한군데 흠잡을 곳 없이 훌륭하면서도 쾌락과 문화를 향유하는 삶이었는데, 아마도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그런 삶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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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과학하고 앉아있네 3 : "김상욱의 양자역학 콕 찔러보기"(원종우.김상욱, 동아시아,2015)

이 책 "과학하고 앉아있네"는 대중들을 위해 과학을 설명하는 과학 교양서다. 소제목으로는 "김상욱의 양자역학 콕 찔러보기"다. 책 제목에 이름이 들어갔다는 건 그만큼 대중에게 잘 알려졌다는 걸 의미한다. 책 표지 안쪽에는김상욱 교수를  "팟캐스트와 강연을 통해 대중에게 양자역학의 내용과 의미를 알리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기도 하다"라고 소개한다. 

소개글과 같이 이 책은 과학 중에서도 양자역학에 대한 소개서다. 이 책은 "과학하고 앉아있네" 시리즈의 제3권이고 제4권은 "양자역학 더 찔러보기"가 있다. 책값은 7,500원이고 작은 크기에 총 128페이지로 내용을 고려하지 않고 글자로만 보면  두시간 정도면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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