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놓고 쌓아 놓은 채 읽지 않은 책들과,
옆에 있지만 손내밀지 못하는 이들에게,
미안함이 있습니다.”

“A certain guilt resides within me—toward the books I have bought but left unopened in their stacks, and toward those who remain close by, yet to whom I cannot seem to r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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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방

방은 하나다. 하나의 방은 두개로 나뉜다. 커튼이 가운데 드리워져 있다. 이 쪽 벽 위에 못을 박고, 저쪽 벽 위에도 못을 박아 철사를 연결한다. 그 위에 천을 매단다. 처음에는 팽팽하게 당겨진 철사는 며칠 못가 천의 무게로 늘어진다. 겉모양이 후줄근해진다. 그래도 괜찮다. 걸쳐있어 바람만 막아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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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회개와 기억

기독교에서 "회개"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한 감정적 슬픔을 강조하기도 하고, 의지적 결단을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감정적 슬픔이 없으면 회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다시는 그런 잘못을 범하지 않겠다는 의지적 결단과 고백이 없으면 그 또한 참된 회개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회개는 변화된 행동이라고 말합니다. 행동이 변화되지 않으면 참된 회개가 아니라는 것이죠. 각각의 상황의 특수성이 있겠지만 모두가 맞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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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런 날도 있다

감정이 요동치고 흥분한 날은 잠이 안오곤 한다. 마치 커피 세잔을 연거푸 마신 듯 감각들이 흥분되어 가라앉을 줄 모른다. 생각은 많아져서 머리는 뜨겁고 마음은 포용 못 할 감정을 억누르느라 멍이 든 듯 욱신 거린다. 저녁 즈음에는 애써 마음을 정리한 듯 했지만 큰 태풍을 잠시 지나쳤다 뿐이지 태풍 다음에 물어오는 큰 바람또한 무시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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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아직도 안자고 뭐하냐구요?

세상을 마주하고 살다보면 근본적으로 괴롭고 슬픈 일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그 상황을 늘 가슴에 새기다 보니 감정적으로 깊이 가라앉은 상태에서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하고 그것들에 오래 노출이 되어 마음에 문제가 생긴 듯 합니다. 교회의 현실, 성도들의 아픔, 사회적인 슬픔들을 생각하다보니 스트레스와 우울에 너무 많이 노출되었나 봅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런 것들을 느낀다고 해서 사회에 어떤 큰 도움이 되는 삶을 사는 것도 아닌데 그저 슬퍼만 하고 생각만 하고 기도만 하며 살았던 내 자신이 중세 어느 수도원의 우스운 종교인의 전형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막상 실제로 하는 일은 없이 감정적으로만 내 자신을 혹사시키는 영적인 마조히즘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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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거울이 있는 카페 풍경

거울은 앞에 선 사람의 모습을 비춰 줍니다. 나는 거울 앞에서 내 모습을 봅니다. 즐겁기도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먹먹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거울은 내 얼굴만이 아니라 내 마음을 비춰 주나 봅니다. 나는 거울을 통해 다른 사람의 모습도 봅니다. 거울은 다른 사람의 모습을 안전하게 훔쳐 볼 수 있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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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말

조롱하고 비난하며 욕하는 자극적인 말과 시장통에서 들리는 원색적인 말도 쓸모가 있고 때로 정감이 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감정이 격앙될 때마다 그런 말을 자주 사용하거나, 또 그런 말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말을 이어가지 못한다면 그건 좀 깊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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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침묵

거짓된 침묵의 특징은 낄낄거림에 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는 침묵을 지키지만 
뒤에서는 낄낄거리며 사람들을 비웃습니다.
자신의 낄낄거림으로 자신의 침묵이 거짓임을 스스로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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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스톨을 접다

보통 성의, 가운 위에 스톨을 얹지만, 가운을 입지 않고 스톨을 사용할 때가 있습니다. 복잡하고 협소한 곳에서 장례식을 치룰 때가 한 예입니다. 이럴 때는 검은 색 수트와 클러지 칼라 위에 스톨을 착용합니다. 하지만 스톨을 빼고 들고 가기가 어색합니다. 가운이 있을 때는 가운에 스톨을 얹은 상태로 함께 보관하고 운반하면 되지만 스톨만 빼서 들고다닐 때는 갖고 다니기가 조금 불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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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개

개는 글을 읽지도 못하고 사람의 말을 할 줄도 모른다. 아주 가끔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할 줄 아는 개도 있다고 들었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드물고, 또 그런 개는 사람들 앞에서 함부로 사람의 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사람들이은 개가 사람말을 할 줄 모른다고 알고 있는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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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집을 나선다.

‘어떤 옷을 입을까?’ 매일 같은 고민을 하지만 고민의 시간은 길지 않고 결국은 언제나 같은 옷을 입고 집을 나선다. 매일 같은 옷을 입을 거라면 무슨 옷을 입을가하는 고민을 안해도 될텐데 늘 나가기 전에 옷걸이 앞에서 머뭇거린다. 마치 집을 나서기 위한 통과의례라도 되는 것마냥 늘 같은 생각과 행동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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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나 모르세요?

어떤 분야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면 첫만남에서 심심챦게 듣는 말이 있습니다. 
"나 모르세요? 그 사람 모르세요?"
참 난감한 질문입니다. 나는 당신을 모르는데, 나는 그 사람을 모르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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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터스텔라

저녁에 아이하고 인터스텔라를 같이 봤습니다. 중력, 블랙홀, 시간 등 아이가 재미있어 할 만한 과학적인 주제들이 나와서 저나 아이나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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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우울이라는 병

우울이라는 병이 주는 독특함이 있다. 우울은 우울에 빠진 사람에게 “우울은 나의 적이자 유일하게 나를 알아주는 참된 나”라는 생각을 심어준다. 우울은 그에게 죽음과 함께 생명을 허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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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쇼팽콩쿨과 피아노의 숲

“쇼팽콩쿨”이라는 말이 인터넷에 여러번 보이는데, 이유인 즉슨 피아니스트 조성진(21)이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쿨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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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2015년 고난주간 저녁기도회

허우적거리며 사순절과 고난주간을 지냈습니다. 한 해의 끝이 보이는 요즘에 다시금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지난 사순절 기간 고난주간에 했던 기도회입니다. 그 때의 어리숙한 말씀들이 늘 귀에 들리고 지금도 마음 속에 남아있습니다. 아마도 내 평생에 남겨질, 어리숙하지만 친근한 말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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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방으로 들어온 가을

방 안으로 가을이 들어섰다. 국화 냄새가 콧속으로 진하게 들어오는 것이 참 좋다.

낮에 마당 한켠에 피어있던 꽃들을 꺽어 꽃다발을 만들어 책상 위에 올려 놨다. 먼저 음료수 PT병을 잘라 작은 화병을 만들었다. 하나는 조금 큰 병으로 침대방에 또 하나 작은 것은 내 방에 놓았다. 실은 마당에는 진즉부터 꽃들이 피었다. 이일 저일로 바삐 보내다 보니 꽃이 핀 것을 즐기지도 못했는데 오늘 마당에 있던 꽃들을 보니 피었던 꽃들은 거반 시들어 말라 비틀어져 있었다. 뒤늦게 나마 남은 꽃들을 보면서 불현듯 방에다 화병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꽃을 방으로 들여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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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히브리어 성경. BHS 비블리카 헤브라이카 슈트트가르트 한국어 서문판.

슈트트가르트 히브리어 구약성서를 구입했습니다. 전에 것은 제4판인데다 불법 복사본이었는데 14년 동안 사용했습니다. BHS가 진즉 5판으로 나왔다는 얘기는 들어서 언젠가 독일에서 정식 인쇄된 것으로 구입하리라 마음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한성서공회에서 서문을 한국어로 번역한 한국어판이 나왔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한국어판을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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